서사없는 에피소드

"우리가 이 작업에서 음악과 함께 하는 방법은 그 구조를 기억하고 몸으로 상상하는 것이다."

음악 푸가의 기법에서 영감받아, 그 구조로써 몸의 변화를 유도하는 에피소드에 집중하며 몸의 시간을 말한다. 주제를 선명하게 전달하기 위해 원형을 보존하지 않고 에피소드로 하여금 그 원형을 변형시키도록 하며 해체, 재조합을 탐색한다. 그것은 아마도 보이지 않는 시간을 말하고자 하는 우리의 기술이며 곧, 그 기술은 시간을 대하는 몸과 춤의 태도가 될 것이다.

Episode 숨. 몸의 안과 밖을 통과하는 숨춤Episode 상상. 의식을 몸 안으로 갖고 들어와 지속하는 상태춤Episode 춤. 음악과 몸의 구조를 작은 단위로 구분하여 시간을 재해석한 춤Episode 시간. 삭제된 음악의 구조를 재감각하는 춤

콘셉트 및 음악연구 | 최우정 (서울대 작곡과 교수)

음악에 내재하는 구조를 몸으로 구현하기 위한 실험이다. 음악에서의 구조는 다양한 음악적 요소 간의 관계, 더 나아가 각 요소의 역할과 기능 간의 관계를 통해 형성되는 실체(substance)라 할 수 있다.

음악의 구조는 기억되는 것 사이의 관계를 통해 임시로 완성된다. 몸 역시 마찬가지다. 춤추는 무용수의 몸의 각 부분은 저마다의 기억을 남기며, 그것은 엄연히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러한 현상에 구조가 부여됨으로써 시간은 articulation 되는데 이를 통해 몸은 음악이 된다.

무용수=배우(비인간)=제의적 존재=기호=상징

시간은 음악과 몸에서 ‘호흡’을 통해 구조화된다. 호흡에 담긴 인식, 무의식, 감정 등이 무엇이냐에 따라 그 구조화된 시간은 다르게 나타날 뿐이다. 더 나아가, 역으로, 시간적으로 구조화된 몸이 다시 음악으로 치환될 가능성을 기대한다.

각각의 fragment, motive, phrase의 시간이 다르다. 그것들의 중첩은 서로 다른 시간의 중첩이며, 이것이 몸에 구현될 때 몸의 각 부분은 동시에 다른 시간을 갖는다.

"유기체=살아있는 시스템. 그 시스템이 다양한 차원에서 구조를 구축" - Fritjof Capra

콘셉트 및 움직임 연구 | 김보라 (아트프로젝트보라 예술감독)

푸가의 구조와 함께하는 과정에서 소리 사이에 부여된 위계 관계로부터 그들의 역할을 짐작해 보았고,

선율을 드러내기 위해 작동하던 다른 것들(구조를 이루고 있는 에피소드)에 집중하게 되었다.

몸의 존재를 드러내는 것에 의의를 갖게 되었고, 몸의 태도로부터 몸의 시간은 articulation 된다.

그 원본을 변형시켜 해체, 재조합을 탐색하고 변형된 구조가 몸과 함께 했을 때 스스로 춤이 발생함을 인지했다.

주제를 선명하게 전달하기 위해 원형을 보존하지 않아도 된다는 변형의 개념을 이 작업을 통해 관객에게 전달하고 싶다.

음악과 관계하는 춤의 태도를 통해 몸은 곧 음악이 되며, 시간이 된다. 

“몸은 우리가 물리적으로 인지하지 못하는 곳까지 연결되어 있기에 더 작은 단위로 나누어도 무사하고, 위대하다”라고 말하고 싶다. 

*Tail Movement

아트프로젝트보라의 움직임 메소드이다. 

우리는 춤의 동기가 되는 직전의 순간과 그 공간을 인지하며, 몸과 춤의 밀접한 관계를 경험한다.

움직이고자 하는 내적충동(Inner Impulse)이 상상과 실재의 공간을 만나 충돌하는 낯선 시간에 주목한다.


콘셉트, 안무 | 김보라
Collab. 콘셉트, 음악연구 분석 | 최우정

공동창작, 움직임 연구, 퍼포머 | 이규헌,김희준, 정종웅, 서예진, 최민선, 김지혜, 김윤지, 김채희

리허설 디렉션 | 손승리

아웃사이드아이 | 최소영

Collab. 아티스트 | 박상미

디지털 연구 및 개발협력 | 기어이 이머시브 스토리텔링 스튜디오


조명 | 이승호
음향 | 이동준
영상 | KUNST

디지털 개발 기획 |신재윤

공연 기획 |이미진


제작 | 아트프로젝트보라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중장기창작지원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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